- 기존 발전설비 및 부지 재활용을 중심으로 -
목차
I. 들어가는 말
II. 본문
1. 석탄화력발전 폐지 정책과 SMR 리트로핏 개념
2. 리트로핏 방식의 기술적 타당성
3. 리트로핏 방식의 경제적 타당성
4. 국내외 추진 현황 및 사례
5. 리스크 요인 및 정책적 과제
III. 맺음말
IV. 국내 관련산업 기업 분석

<석탄화력 리트로핏 시스템의 기대효과 및 활용방안>
I. 들어가는 말
대한민국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하여 현재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60기를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계획을 확정하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에 따르면, 2025년부터 태안·당진·보령·삼천포·하동·동해·영흥 등 주요 석탄화력발전소가 순차적으로 폐지 대상에 포함되며, 이 중 일부 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전환되고 잔여 발전소는 안보 전원 또는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근 한국남동발전과 현대건설은 석탄화력발전소의 보일러를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로 대체하고 기존 발전설비와 부지를 재활용하는 '리트로핏(Retrofit)' 방식의 사업화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이는 발전소 폐지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와 고용 감소, 그리고 신규 부지 확보의 어려움이라는 이중의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II. 본문
1. 석탄화력발전 폐지 정책과 SMR 리트로핏 개념
산업통상자원부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운전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57기이며, 이 중 28기가 2036년까지 순차적으로 폐지될 예정이고 빈 자리는 원자력과 LNG 발전이 대체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26년 4월 발표한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에서는 폐지 대상을 60기로 확대하고 2040년까지 전량 폐지하는 방향을 재확인하였으며, 다만 2040년 이후에도 설계수명이 남는 21기에 대하여는 에너지 안보 및 전환비용 최소화 차원에서 안보 전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SMR은 발전용량 300MW(메가와트) 이하의 소형 원자로를 지칭하며, 모듈 단위 공장 제작과 현장 조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형 원전에 비해 건설기간과 초기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리트로핏'은 기존 발전소의 부지, 송전선로, 냉각수 설비, 운영 인력 등 인프라를 유지한 채 핵심 발전 장치인 석탄 보일러만 SMR로 교체하는 방식을 의미하며, 신규 원전 건설 시 소요되는 부지 확보, 송전선로 구축, 항만 인프라 조성 등의 절차를 대폭 축소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장점으로 제시된다.
-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자로): 발전용량 300MW 이하의 원자로를 모듈 형태로 제작하여 현장에 설치하는 차세대 원전 방식.
- 리트로핏(Retrofit): 기존 설비의 골격은 유지하고 핵심 장비만 교체·개선하여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개조 방식.
2. 리트로핏 방식의 기술적 타당성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DOE) 산하 원자력국이 2022년 발표한 'Investigating Benefits and Challenges of Converting Retiring Coal Plants into Nuclear Plants'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화력발전소 부지를 원전으로 전환할 경우 부지 준비, 송전 인프라, 냉각수 시스템 등 기존 자산을 재활용함으로써 신규 건설 대비 상당한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만 동 보고서는 기존 석탄 보일러의 터빈이 초초임계(Ultra-Supercritical) 증기조건에 맞춰 설계되어 있어, 경수형 SMR이 생산하는 포화증기(Saturated Steam) 조건과 직접 호환되지 않는 '열역학적 불일치' 문제를 기술적 난제로 지적하였다.
국제 학계 연구에서도 기존 석탄발전 터빈을 그대로 재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습증기에 의한 터빈 침식(erosion) 문제, 배관 및 계측제어 시스템의 전면 교체 필요성 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고온가스로(HTGR)나 용융염원자로와 같은 4세대 원전 개념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국내에서 추진 중인 현대건설·한국남동발전의 협력체계 역시 이러한 기술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하여 석탄발전설비 및 부지와 연계한 SMR 설치·활용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발전 운영 데이터와 설비 정보를 공유하는 실무협의체를 운영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uclear Energy Agency, NEA)가 2025년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석탄발전소 부지에서의 SMR 배치 가능성을 평가하며, 기술·정책·인력 조건이 충족될 경우 신뢰성 있는 저탄소 전력을 공급하면서도 기존 인프라와 고용을 보존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할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 초초임계(Ultra-Supercritical): 물의 임계점(374°C, 22.1MPa)을 크게 초과하는 온도·압력에서 운전하는 고효율 화력발전 방식.
- 고온가스로(HTGR, High Temperature Gas-cooled Reactor): 헬륨 등의 기체를 냉각재로 사용하여 고온의 열을 생산하는 4세대 원전 개념.
3. 리트로핏 방식의 경제적 타당성
리트로핏 방식의 경제적 이점은 크게 부지 확보 비용 절감, 송전 인프라 재활용, 지역 고용 유지의 세 가지 측면에서 제시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동발전과 현대건설의 협약은 최근 신규 발전원 확보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되는 송전망 부족 문제를 기존 화력발전소의 송배전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함으로써 우회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 명분으로 삼고 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연구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지역경제 피해 규모가 약 5.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폐지 지역의 대체 산업 육성과 '정의로운 전환' 지원대책이 정부 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리트로핏 방식이 상용화될 경우 기존 발전소 운영 인력의 재교육을 통한 고용 유지, 지역 세수 기반 유지 등 간접적 경제효과도 기대되나, 현재까지는 협약 단계로서 구체적인 투자비 및 발전단가(LCOE) 데이터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다.
- 발전단가(LCOE,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발전설비의 건설·운영·해체 비용을 발전량으로 나눈 균등화 발전비용 지표.
4. 국내외 추진 현황 및 사례
국내에서는 2026년 6월 한국남동발전과 현대건설이 '석탄발전설비 인프라 연계 SMR 기술개발 연구 협력체계 구축 및 사업화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리트로핏 방식의 실증 논의를 본격화하였다. 동 협약에 따라 양사는 석탄화력발전설비 및 부지와 연계한 SMR 설치·활용 기술 개발, 발전 운영 기술·설비·현장 데이터 공유, 공동 연구 및 사업화 촉진을 위한 실무협의체 운영 등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해외에서는 미국 에너지부가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석탄발전소의 원전 전환(Coal-to-Nuclear, C2N) 가능성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하였으며, 전미 300여 개의 폐지 예정 석탄발전소 부지 가운데 상당수가 원전 배치에 적합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폴란드, 유럽 등에서도 학술 연구를 통해 기존 석탄발전소 증기순환계통을 모듈형 경수형 원전으로 대체하는 리파워링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실제 상용화 사례는 아직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5. 리스크 요인 및 정책적 과제
리트로핏 방식의 실현을 위해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신규 노형 인허가 절차, 지역 주민 수용성 확보, 부지의 지진·환경 적합성 재평가 등 다수의 정책적·사회적 과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국내에서 아직 SMR 상용 노형이 최종 인증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리트로핏 사업의 상용화 시점은 SMR 자체의 기술개발 및 인허가 일정에 종속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로 정부가 일부 석탄발전소의 폐지 시점을 안보 전원 활용 차원에서 재검토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폐지 일정의 변동성이 리트로핏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III. 맺음말
석탄화력발전소 SMR 리트로핏 방안은 탄소중립 이행과 에너지 안보 확보라는 두 가지 국가적 과제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기존 부지와 송전·냉각 인프라를 재활용함으로써 신규 원전 대비 부지 확보 및 인허가 관련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발전소 폐지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와 고용 감소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의로운 전환'의 실현 수단으로서 의의가 크다.
다만 석탄 보일러와 SMR 간의 증기조건 불일치라는 기술적 난제, SMR 노형의 국내 인허가 미완료, 폐지 일정의 정책적 변동성 등은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한국남동발전과 현대건설의 협력은 아직 기술개발 및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므로, 향후 실증사업 추진 경과와 정부의 SMR 표준설계인증 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리트로핏 방식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에너지 전환의 비용과 사회적 마찰을 낮추는 유효한 경로가 될 수 있으나, 단기간 내 상용화보다는 2030년대 중후반 이후 실증을 거쳐 순차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IV. 국내 관련산업 기업 분석
석탄화력발전소 SMR 리트로핏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원전 밸류체인 내에서 직접 참여기업, 주기기 공급기업,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기업이 순차적으로 수혜를 받는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점에서는 협약 초기 단계이므로 직접적인 매출 인식보다는 향후 실증사업 확대에 따른 미래가치 제고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
1. 직접 참여기업: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한국남동발전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인프라를 활용한 SMR 기반 무탄소 발전소 구축의 차세대 원자로 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기존에도 원전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리트로핏 사업이 실증 단계로 진입할 경우 설계 및 시공 부문에서 직접적인 수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현재는 기술개발·타당성 검토 단계이므로 즉각적인 매출 기여보다는 중장기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관점에서 미래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
2. 발전 운영사: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동발전은 폐지 예정 석탄화력발전소를 보유한 발전공기업으로서 리트로핏 사업의 실증 부지를 제공하는 핵심 주체이다. K-OTC 시장에 상장된 시장형 공기업으로 코스피·코스닥 등 정규 거래소에는 상장되어 있지 않아 일반적인 주식투자 대상으로서의 접근성은 제한적이나, 발전공기업의 정책 방향은 향후 국내 SMR 리트로핏 사업 확산의 속도와 범위를 결정하는 선행지표로서 관찰할 가치가 있다.
3. SMR 주기기 파운드리: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전 세계 약 70여 개 SMR 개발사의 파트너로서 SMR 주기기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9년부터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체결하고 업계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심사를 통과하였으며, 엑스-에너지에 대한 지분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 협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SMR 개발사와의 파운드리 협력을 확대하고 있고, 2025년 12월부터 2031년 6월까지 8,068억 원을 투자하여 창원 SMR 전용공장 신축 등을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12기에서 20기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증권가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를 원전·SMR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2030년까지 70기 이상의 SMR 수주 확보를 전망하고 목표주가를 14만 원으로 상향 제시하였다. 향후 국내 석탄발전소 리트로핏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SMR 노형의 주기기 공급사로서 직접적인 수주 기회를 확보할 잠재력이 가장 큰 기업으로 판단된다.
4. 소부장 협력기업
SMR 밸류체인에는 두산에너빌리티를 정점으로 다수의 소부장 협력기업이 연계되어 있다. 우진은 원전 계측기기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SMR 핵심 밸류체인 편입이 기대되고, 비에이치아이는 미국 원전 납품 경험을 바탕으로 SMR향 보조기기 공급 확대가 기대되며, 태웅은 대형 단조품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SMR 개발사와의 직접 계약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한전기술은 SMR 기술개발 사업에 약 4000억 원을 투입하며 소형원전 설계 역량을 확충하고 있어, 국내 SMR 표준설계 인증 및 리트로핏 사업의 기본설계 단계에서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업명 | 밸류체인 역할 | 수혜 성격 |
| 현대건설 | 리트로핏 EPC 직접 참여 | 신사업 포트폴리오, 중장기 수주 |
| 한국남동발전 | 실증 부지 제공(발전공기업) | 비상장, 정책 선행지표 |
| 두산에너빌리티 | SMR 주기기 파운드리 | 직접 수혜, 최대 수혜주로 평가 |
| 한전기술 | SMR 설계·기술개발 | 표준설계 인증 후 역할 확대 |
| 우진 | 계측기기 소부장 | SMR 핵심 밸류체인 편입 기대 |
| 비에이치아이 | 보조기기 소부장 | 미국 원전 납품 경험 활용 |
| 태웅 | 대형 단조품 소부장 | SMR 개발사 직접 계약 기대 |
종합하면, 국내 SMR 리트로핏 산업의 수혜 구조는 발전공기업의 부지 제공을 기반으로 현대건설의 EPC 참여,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기기 공급, 그리고 우진·비에이치아이·태웅·한전기술 등 소부장 협력기업의 순차적 참여로 확대되는 전형적인 원전 밸류체인 구조를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